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근로자의 날 전투
이  름 : 碧元
시  간 : 2010-05-02 14:12:58 | 조회수 : 9690

어제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었다. 모두들 모처럼의 연휴를 즐기려 했을 터이다.

나도 아이들과 함께 남해 힐튼에 운동하러 갔었다.

 

그래서 인지 시내 외과도 空洞상태에 빠졌었다. 12시경에 시작해 5번째 홀 쯤 됐을까

응급 콜이 왔다. 아이들은 마음껏 즐기라 하고 병원으로 돌아왔다. 오후 4시 경이다.

 

첫 번째 해결해야 할 환자는 78세 K 할아버지, 척주 압박골절로 정형외과에 입원 중

갑자기 복막염을 의심케 하는 심한 복통이 일어났다. 기왕에 30여 년 전 내게 위절제술을

받았고 수년전엔 대장암으로 복강경 수술도 받아 항암치료를 했기 때문에 COPD도 심해

보호자들은 수술을 망설여 좀 두고 보자 했지만 수술해 달라는 결심이 내려졌다는 것이었다.

척수마취로 개복해 본 소견은 꼭 장티브스 천공을 의심케 하는 회장의천공이 있었고

담낭염으로 담낭벽이 괴사상태였다. 장은 wedge resection하고 담낭절제술을 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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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두 번째는 57세 C씨, 수년 전 대학에서 직장암 수술을 했고 간과 허파에 암이 전이돼

있는 불행한 분이었다. 며칠 전부터 심한 복통이 시작했지만 원인을 모른 채 우리 병원에

후송됐다. 복막염 증세가 심하고 복부팽만도 대단했다. 거의 선고에 가까운 막말을 하고

이 분도 척수마취를 하고 열어 본 소견은 기가 막혔다. 개복하는 순간 똥물이 쏟아져

나왔다. 소장의 일부가 괴사되어 썩어버린 상태였다. 원인은 closed loop obstruction이

원인이었는데 시간을 놓친 것이었다. 보호자들도 말기 암 환자로 이미 체념하고 있었기

때문에 다소 소극적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니 안타까웠다. 일단 수술은 성공적으로 됐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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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짬뽕을 한 그릇 먹고 시작한 세 번째 환자는 남자 62세 B씨였다. 이분은 다른 병원에서

colonoscopy 중 우측 대장의 폐쇄, 암으로 진단돼 왔는데 이 분 역시 복막염을 방불케

하는 심한 복통을 보였다. 예측보다는 어처구니없는 소견이었다. 이미 대망막에 전이된

종괴가 보일 뿐 아니라 hepatic flexure에 생긴 암은 간 후엽에 붙어갔고 주위 임파선에

전이가 주먹만 하게 만져졌다. 말기암이었다. 일단 눈으로 식별되는 건 모두 포함해서 대장

우반 절제술을 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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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의 마지막 응급 환자는 하동서 후송된 복강 내 출혈이었다. 66세 M 남자는 전혀

受傷의 병력이 없었다. CT에서 다량의 출혈은 보였지만 상태는 비교적 좋았다.

하루 밤을 지켜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불안해 열었다. 부딪혀 다친 건 틀림없는데

다친 부위가 흔치 않은 곳이었다. 간 위 간 망막에 덩어리로 출혈이 돼 있었다.

다행히 췌장도 비장도 괜찮았다. 이미 지혈은 돼 있어 청소만 하고 나왔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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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렇게 해서 마치고나니 시간은 자정을 가리키고 있었다.

내 기억으로 이렇게 중증 수술만 잇달아 해낸 일은 옛적 의령 궁유사건 이후론

처음인 듯 싶다. 아직도 내게 이런 건강을 주신 분께 감사한다.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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